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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8월 21일 기준으로 금 한 돈(3.75g)의 가격은 45만 8,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20만원대 초반에서 5년 만에 두 배 이상 상승한 금액입니다. 이러한 금값의 급등은 결혼 예물, 돌반지 선물, 기업 포상 등 다양한 용도로 금을 구매하던 수요의 급격한 감소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실제로, 돌반지로 많이 팔리던 금반지의 경우도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한 귀금속 회사 관계자는 금 한 돈의 가격이 40만원을 넘어서면서 돌반지조차 반 돈짜리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예전에는 돌반지 선물로 부모들이 아이의 열 손가락에 낄 금반지 10개를 준비하던 모습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금값이 급등하면서 전통적인 금반지 대신 초소형 금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g 단위의 초박막 미니바나 쌀알 모양의 초소형 금 상품들이 그나마 팔리고 있으며, 이는 주로 젊은 소비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조금씩 구매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신세계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서는 골드바 상품 중 주문 수량 상위 20%가 1g짜리 제품이었다고 합니다. 편의점에서도 소형 금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CU는 4월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작한 0.5g, 1g, 1.87g짜리 금을 출시했는데, 이들 상품은 보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팔렸습니다.
GS리테일 또한 2022년 9월부터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에 금 자판기를 설치하여 운영 중입니다. 이처럼 금을 소량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방안들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점차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금값의 상승세는 실물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투자 자산으로서의 금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거래된 금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8,962kg에 달했으며, 거래대금은 40% 급증하여 8,79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국민, 신한, 우리은행 등에서 운영하는 금통장도 인기를 끌며 계좌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금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금 가격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은 중국이었으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8개월 연속 금을 매입하면서 달러 중심의 외환보유액을 금 등 다른 자산으로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또한, 북미권에서 금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세가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금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씨티증권은 국제 금값이 온스당 현재 2,500달러에서 내년 중반에는 3,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경기 둔화 우려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