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지표로 삼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최근 3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연준은 이미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0.5% 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했으며, 이번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준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더 낮출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은행에도 영향을 미치며, 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했습니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연준이 목표로 삼고 있는 2%에 매우 근접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지표는 시장의 예상을 하회하며, 연준이 금리 인하를 고려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게 됩니다. 특히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로, 미국 내에서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 상승을 반영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연준이 또 한 번의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1월 FOMC에서 연준이 다시 빅컷을 단행할 확률이 53.3%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한 달 전만 해도 10%대에 머물렀던 확률이 급격히 상승한 결과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0.5% 인하한 이후, 물가보다 고용 지표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번 PCE 지표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을 높이며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은 한국은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오는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증가한 가계부채 문제로 인해 한국은행의 결정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0.25% 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나, 연준이 11월에도 연속적으로 빅컷을 단행할 경우 한국은행의 결정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연준과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연준의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후 금리 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인 신성환 위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빅컷은 선제적인 움직임이었지만, 한국은 위험 요인이 크게 부각되어 선제적 조치를 취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금융 안정 측면에서 충분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이러한 확신을 얻기 어려울 수 있으며, 따라서 한국은행이 10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가 연준의 금리 인하와 달리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연준과 차별화된 접근을 취하는 가운데, 국내 경제 상황과 금융 안정성에 대한 충분한 분석을 바탕으로 금리 인하 시점을 조정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