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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애플이라고 하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을 겁니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최근 AI 열풍에 뒤처지며 마이크로소프트에 왕좌를 빼앗기기까지 하였습니다. 심지어 중국에서 아이폰 매출이 떨어지자, 애플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러던 애플이 또 다른 악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최근 애플에 지난 21일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애플의 제품과 앱으로 만든 폐쇄적인 생태계가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방해했다는 것입니다. 아이폰을 사면 자연스럽게 앱스토어, 맥북, 애플워치, 애플뮤직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애플의 전략은 ‘담장 친 정원’이라고 불려요. 실제로 이 전략은 애플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는데, 미국 정부는 애플이 이를 통해 경쟁자를 불법적으로 배제해 경쟁이 저하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의 앱스토어 의무 사용입니다.. 애플은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 등 자사 제품에서 앱을 받으려면 반드시 앱스토어를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앱스토어 앱에 30%라는 높은 수수료를 매겨 왔는데, 미국 정부는 이를 두고 세금 징수에 가까운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였습니다. 간편 결제 시스템으로 애플페이만 사용할 수 있게 한 점, 갤럭시 워치 등을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한한 것도 문제점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이 밖에도 애플이 메시지 색깔로도 소비자를 차별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에서 같은 아이폰 사용자의 메시지는 파란색,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의 메시지는 초록색으로 보지게 하여 이를 통해 상대가 아이폰을 쓰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유행에 민감한 10대, 20대가 아이폰을 사도록 유인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미국 법무부는 애플을 상대하기 위해 수년 동안 준비를 하여 왔습니다. 소송을 제기하면서 제출한 소장만 88쪽 분량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소송으로 미국 IT 업계는 충격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미국 법무부가 오랫동안 핵심 사업 모델로 구축해 온 애플의 생태계까지 문제 삼고 나서면서 업계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고 본 겁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애플 이외의 빅테크 즉, 구글, 아마존, 메타를 대하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과거 혁신을 주도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기업이 이제는 새로운 기업의 등장과 시장 혁신을 방해하는 ‘고인물’로 전락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반독점 행위를 가장 엄격하게 규제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반독점법 중 하나인 ‘셔먼법’이 제정된 지도 벌써 130년이 넘었고, 어마어마한 위세를 떨치던 기업이 반독점법에 따라 강제 분할된 전례가 꽤 많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석유왕’으로 이름을 떨친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미국 석유 시장의 88%를 차지하자 미국 당국은 회사를 34개로 쪼개버렸습니다. 미국 담배 시장의 90%를 장악하던 아메리칸 토바코 역시 16개 회사로 분할된 사례도 있습니다.
물론 최근 반독점 소송에는 공익적 의도만 있는 건 아닐 거라는 의심도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11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표심 잡기에 나섰다는 보든 견해도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휘두르는 거대 기업에 각을 세워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의 지지를 받아내려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러한 여러 악재 속에서 과연 애플은 어떠한 행보를 보여줄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