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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1993년 대만계 엔지니어 젠슨 황이 커티스 프림, 크리스 말라초프스키와 공동 설립한 기업입니다. 젠슨 황은 비디오게임을 좋아했고 그래서 컴퓨터그래픽 시장이 커질 것으로 생각하여 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회사의 초기 목표는 컴퓨터그래픽 시장에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1990년대까지는 컴퓨터그래픽을 처리하는 데 특화된 하드웨어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그래픽 가속기(Graphics Accelerator)’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엔비디아는 1999년 말 출시한 ‘GeForce 256’을 세계 최초의 ‘GPU(Graphic Processing Unit·그래픽 처리 장치)’라고 마케팅하면서 GPU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를 통해 엔비디아는 자사 제품을 경쟁사 제품과 차별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GPU라는 용어는 업계 표준이 되었습니다.
엔비디아의 GPU는 비디오게임과 전문 그래픽 작업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기 시작하였으며, 2007년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선보이면서 이 같은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CUDA는 GPU 코어를 활용해 대규모 데이터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로, 이를 통해 엔비디아는 그래픽 이외의 과학적 계산과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GPU의 활용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특히 CUDA는 C, C++, 파이썬 등과 같은 인기 있는 범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해 개발자들이 복잡한 병렬 계산을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해주며 인기를 끌게 됩니다.
CUDA는 그래픽 작업에 머물던 GPU의 활용 범위를 크게 늘려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엔비디아의 GPU와 CUDA는 모델링, 시뮬레이션 등 과학 연구에 도움을 주었고, 무엇보다 생성형 AI의 핵심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 모델의 훈련과 추론 과정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계산력을 제공해 AI 산업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GPU)와 소프트웨어(CUDA)의 결합을 통해 막강한 ‘플랫폼’을 만들어, 이를 통해 엔비디아는 단순한 컴퓨터 주변기기 제조업체가 아니라 AI 플랫폼 기업이 되었으며, 현재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는 이러한 AI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강력한 시장 경쟁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게임, 데이터 센터, 자율주행 자동차, 가상현실, 로봇공학, 의료 등 다양한 시장에 자사 기술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AI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더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고 혁신적인 AI 기반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이 계속 이뤄질 것이기에 엔비디아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경쟁업체들이 엔비디아의 승승장구를 지켜보고만 있는 건 아닙니다. 구글은 AI 전용 하드웨어 ‘TPU(Tensor Processing Unit·텐서 처리 장치)’와 전용 소프트웨어 ‘텐서플로(TensorFlow)’를 개발해 자사 데이터센터에 사용하고 있으며, 인텔과 AMD는 AI 프로세서의 개발 및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챗GPT 개발사 오픈 AI는 탈 엔비디아를 언급하며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무려 9000조 원의 투자금을 모으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과연 엔비디아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쟁 환경에서 앞으로도 자신의 시장 지위를 확고히 지킬 수 있을지는 엔비디아가 기술 혁신과 시장 변화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며, AI 기술이 열어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어떻게 실현해 나가는지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